1. 병원 유지 보수

분명 마케팅하라고 해서 들어왔는데...이 병원에서 원장님 빼고 유일한 남자이다 보니 자질구레한 일은 다 떠맡고 있으며 인터넷좀 한다는 이유로 점점 맡은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이 안되면 나를 부른다. 근데 나도 인터넷선이 어디인지 모르는데 우선 나부터 찾는다. 그럼 나는 통신사에 연락한다. 전기가 나간다고 한다. 나를 찾는다. 저번에 한번 두꺼비집 열었는데 찌릿! 느껴져서 하마터면 전기구이통닭이 될뻔했다.

그래도 전구 갈기, 뭐 붙이고 떼기 이런건 점점 능숙해지는듯. 엄마...엄마 아들 이런거 하고 있어. 

2. 데스크 업무

사실 이건 내가 맡으면 안되는 업무인데 나도 사무실에 앉아만 있으면 갑갑해서...흔쾌히 나가는 편이다. 나가서 전화도 받고 고객들 예약도 잡아주고 안내도 한다. 근데...시꺼먼 30대 중반 남정네가 성형외과 데스크에 떡하니 앉아있는 것도 생각하면 전혀 플러스가 아닌데. 그리고 내가 하면 어설프긴해도 몇십분 정도 대타 정돈 어쨌든 가능하다. 근데 앉아있을 때마다 느낀다. 자기들이 돌아가면서 데스크를 봐야지 왜 외부 업무인 나를...? 마케팅인 내가 왜...?

3. 상담 업무

이것도 이유는 모르겠는데. 온라인 상담은 내가 하고 있다. 이제 많이 지식이 쌓여서 웬만한건 내가 다 할 수 있다. 애매한 것들만 실장들에게 물어보고 진행하지. 2년이 넘어 3년째를 바라보니 이제 서당개의 새끼 정도의 성형 지식을 쌓은듯. 근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마케터인데 이런 상담까지 하고 있다. 내가.

4. 인사 업무

사람인, 잡코리아...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내가 간호사 피부관리사 실장들 뽑고 있다. 물론 최종은 윗분들이 하지만 구인 공고 올리고 1차적으로 스크리밍 하는건 나. 경력이나 관련성 부족이면 내가 우선 보고 스킵한다. 사람 뽑기 겁나 힘듬...진짜. 

아 그리고 요새는 원장...구인 공고까지 내가 올리고 있다. 대표 원장님이 하던건데 내가...? 의사 구인 공고 올릴땐 내가 괜히 후덜덜. 연봉 수준 같은게 보이니깐 과연 의사 자격증은 의사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 다른 세상 사람들임 ㅋㅋ 


이렇게 나는 병원에서 각종 잡무를 떠맡고 있다. 잡일 담당이란건 마케터의 뗄레야뗄수 없는 숙명인가보다. 배우는게 많아서 좋은거라 생각해야할지...ㅋㅋㅋ 여튼. 점점 다재다능해진 나.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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